경제는 성장하는데 국민들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실속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5년 3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1% 증가하는 데 그쳐 3분기 연속 0%대의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들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대 중반으로 올라선 반면 실질 구매력과 직결되는 실질 GNI 증가율이 이처럼 0%대의 저조한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지표 경기와 체감 경기가 그만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 GDP 증가율과 실질 GNI 증가율 간의 격차는 1분기 2.2%포인트에서 2분기 3.3%포인트,3분기 4.4%포인트 등으로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실질 GNI는 실질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 손익과 국외 순수취요소 소득을 더해서 산출되는 것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질 GNI 증가율이 이처럼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은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 손실액이 3분기 중 12조4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수입 단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 단가는 내림세를 보여 실질무역 손실액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분기 실질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지난해 3분기(4.7%)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