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의는 76만7032원짜리입니다.' 지난 1일 LG화학 산업재사업본부 마케팅팀의 영업전략회의.회의실에 들어서자 화이트보드에 이 회의의 기회 비용이 적혀 있다. 참석자들의 직급별 평균 인건비에 회의 준비시간과 회의시간을 곱한 수치.그만큼의 기회 비용을 포기하고 진행하는 회의이니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해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회의문화 개선 캠페인의 일환이다. LG화학은 회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고 자료를 사전에 배포,참석자들이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회의를 마칠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반드시 관련 부서와 공유토록 했다. 이 회사에선 회의 문화뿐 아니라 보고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고' 하면 떠오르는 결재판을 없앴다. 간단한 보고는 쪽지로 할 수 있도록 '쪽지보고용 포스트잇'을 도입했다. 또 불필요한 자료로 길어질 수 있는 보고서의 분량을 최소화해 모든 내용을 한 장으로 축약하는 '1페이지 보고'를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개선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단순보고 자료작성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답한 데 따른 것.특히 임직원의 38%는 "보고서 작성이 본연의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응답했다. 노기호 LG화학 사장은 임직원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바람직한 회의문화와 보고문화를 위해 과감히 변화할 것"을 주문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