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일본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어제 한때 100엔당 855.27을 기록,원·엔 환율이 7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100엔당 1012원에서 1년도 채 안돼 15%이상 급락한 셈이다. 원·엔 환율 하락 폭이 너무 크고 떨어지는 속도도 지나치게 빨라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간 걱정스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은 일본산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은 상당수 국내 기업들의 생산원가가 절감되고,엔화 빚을 지고있는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등 긍정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원화 강세가 해외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에 지장을 초래하고,이로 인해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한데다 반도체 가전 철강 조선 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급격한 환율변동이 엄청난 타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 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에 미칠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대일 무역적자가 심각한 마당에 가격경쟁력이 더 강화된 일본제품이 밀려온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기술혁신과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도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지원해 주고 부품산업을 획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