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CB(전환사채)전환과 BW(신주인수권부사채)행사에 따른 코스닥 시장의 주식수 증가량이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식연계채권에 따른 물량 증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향후 골칫거리로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BW행사 및 CB전환에 따라 새로 발행된 주식 수는 7259만주에 달했다.


CB전환권 행사로 늘어난 신주는 3162만주로 전년 동기의 675만주에 비해 4.7배나 늘어났다.


지난달 BW의 신주인수권 행사로 발행된 주식은 4098만주로 작년 11월의 226만주에 비해 무려 18배 증가했다.


지난달보다는 적었지만 올 10월에도 신주 발행은 이례적으로 많았다.


지난 10~11월 두달간 코스닥 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10월에도 CB·BW 전환 및 행사 물량은 5239만주로 11월에 이어 올 들어 두번째로 많은 물량이었다.


결국 최근 두달간 CB·BW 총 전환 물량은 1억2498만주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이 최대 호황기였던 2000년의 연간 CB·BW 물량(1억3500만주)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통상 신규상장을 통한 공급물량이 기업당 500만~600만주 안팎인 점에 비춰보면 지난 두달간 20개 기업의 신규상장 규모에 해당하는 물량이 CB·BW를 통해 시장에 들어온 셈이다.


올 들어 유상증자까지 급증했던 점에 비춰본다면 유동물량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CB·BW 발행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CB·BW 발행 건수는 매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발행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500만달러 안팎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중소형주들도 앞다퉈 1000만~2000만달러 규모의 CB·BW를 발행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0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코스닥시장이 급락세로 돌아선 데는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에 따른 주식 수의 폭발적 증가가 직접적 원인이 됐다"며 "최근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참여로 당시보다 수급측면이 탄탄해졌지만 최근의 CB·BW 물량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지수 강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