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무경력 세계서 인정" .. 인도인 부부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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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보기술(IT)업체에서 일했다고 하면 세계 어느 나라 업체에서도 실력을 인정해줍니다."
서울 목동에 자리잡은 중소기업 우암닷컴(대표 송혜자)의 인도인 프로그래머 아몰 문제씨(26)와 프라작타 텔랑씨(27). 부부지간인 이들은 지난 3월 초 낯선 한국 땅을 밟았다. 화상회의 및 전자문서회의 솔루션 업체인 우암닷컴이 당시 말레이시아 업체에 근무 중이던 이들 부부를 동반 스카우트한 것. 남편 문제씨와 아내 텔랑씨는 각각 대학에서 무역학과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인도 나그푸르 대학원에서 컴퓨팅을 전공한 인재다.
남편 문제씨는 "한국은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 프로토콜인 SIP(접속 설정 프로토콜)나 VoIP(인터넷전화),3세대 모바일통신 기술 등 새로운 IT기술을 도입하고 실용화하는 데 가장 앞서 있고 내수 시장이 최신 장비와 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며 "한국 기업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고 하면 어디서든 '최상의 경력'으로 쳐준다"고 말했다. 이 부부가 말레이시아의 외국 기업에서 각자 근무하다가 동반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내 텔랑씨는 또 다른 이유에서 "한국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회사측이 아파트를 마련해주고 전기세 등 각종 관리비와 식대도 지원해줘 생활비가 거의 안 든다는 것. 텔랑씨는 "둘이 합쳐 월 7만5000원인 전철비와 약간의 식료품비 정도가 생활비 지출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문제씨 부부에게는 한국에 온 후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재미도 '덤'으로 생겼다. 특히 힌두교도로 술을 마시지 않는 이들에게 폭탄주를 돌려마시는 회식 문화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들이 사무실에 등장한 후 회사 내 분위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송혜자 사장은 "처음에는 영 어색해하던 직원들이 지금은 서툰 영어로나마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눈다"며 "앞으로 해외 진출 본격화할 때를 대비해 글로벌화를 준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씨 부부의 월급은 150만~170만원으로 같은 경력의 내국인 프로그래머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송 사장은 "국내에서는 이 정도의 대우로 실력있는 프로그래머를 구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업무능력도 만족스러워 내년에도 계약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는 최근 문제씨 부부와 같은 인도출신 IT 인력이 부쩍 늘고 있다. IT전문인력 고용시 발급받는 IT카드(정통부 발급 고용추천장)와 산자부가 내주는 골드카드의 현황을 보면 현재 국내 기업에 취업 중인 인도 IT기술인력은 300여명에 달한다. 전체 외국인 IT인력의 약 절반에 해당된다.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국내 IT기업과 자국에서보다 고연봉을 받으며 앞선 IT기술을 접하고자 하는 인도 엔지니어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윈-윈(win-win)'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글=문혜정·사진=허문찬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