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아 최대의 명품 시장입니다. 최고급 신상품의 테스트 마켓으로 한국 만한 곳이 드물지요." 세계 1위 여행용 가방 제조업체인 쌤소나이트의 마르첼로 보톨리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에서 주요 명품 소비지를 꼽으라면 한국과 일본"이라며 "그 중에서도 한국은 쌤소나이트에 사업 기회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최고급 컬렉션인 '블랙 라벨'을 올 10월 출시한 기념으로 지난달 30일 홍콩 디자인센터 빌딩에서 상품 전시회를 연 보톨리 CEO는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어느 국가보다 해외 여행객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돈이 많고 유행에 민감한 계층이 넓게 포진해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창립 95년 만에 로고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쌤소나이트에 한국이 매력 있는 명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얘기다. 루이비통에서 2년6개월간 CEO를 지냈으며 지난해 3월부터 쌤소나이트를 지휘하고 있는 보톨리 CEO는 '블랙 라벨' 컬렉션도 한국에서의 테스트 마케팅을 통해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삼성플라자 분당점에 아시아 최초로 블랙 라벨 매장을 입점시킨 데 이어 올해 안에만 국내에 3개 매장을 더 열기로 했다. 블랙 라벨을 출시한 배경에 대해 보톨리 대표는 "상위 20%를 겨냥한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쌤소나이트의 뛰어난 품질과 기능에 최신 패션감각을 가미해 이들의 취향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쌤소나이트는 호주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고안한 '스코프(SCOPE)'를 선보인 데 이어 67cm의 높이에 무게가 3.1kg에 불과한 'X'Lite' 등 총 네 가지 종류의 블랙 라벨 컬렉션을 올해 말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홍콩=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