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김수미씨(38)는 최근 초등학생 아들에게 1만원권 해피머니 상품권을 선물했다. 2학기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면 상품권을 사주기로 한 아이와의 약속을 지킨 것.아이는 상품권을 받고 기뻐했다. 값 비싼 선물에도 무덤덤했던 아이가 상품권을 이처럼 반기는 이유는 상품권으로 '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권이 온라인 결제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액권이어서 주고 받기에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사용처가 다양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주요 온라인 게임 사이트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올 1월부터 10월 말까지 이들 사이트의 전체 매출액 중 상품권 결제 비율은 33%에 달해 45%로 1위를 차지한 전화 결제(휴대폰 및 ARS)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화 결제가 50%, 상품권 결제가 25% 수준이었던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전화는 5%포인트 감소한 반면 상품권은 8%포인트 점유율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더 가속화돼 2006년에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상품권 결제가 41%,전화 결제가 36% 정도를 차지하며 상품권 결제가 전화 결제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해피머니아이엔씨가 발행하는 국내 최초의 온·오프라인 통합 상품권인 '해피머니'의 경우 온라인 결제 비율이 2003년 8.2%에서 2004년 18%,2005년 30%로 연평균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상품권이 이처럼 급부상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온·오프라인 통합 결제수단의 대표주자인 문화상품권 시장 및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연 20%가량씩 빠르게 성장해 연 6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은 경우 연 37%의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기존의 주요 결제수단이었던 신용카드 및 전화가 '개인정보 보호'와 '미성년자 온라인 결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이용시 별도의 개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이용이 까다로워지면서 사용자들이 무기명 선불형 지불수단인 상품권을 선호하게 됐다. 온라인 결제 시장이 중요한 수익원으로 부상함에 따라 상품권 업체들도 온라인 가맹점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등 상품권의 온라인 결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해피머니아이엔씨 최병호 대표는 "온라인에서 상품권을 사용할 경우 개인정보의 유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추가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는 등 이점이 많다"며 "최근에는 선물용이 아니라 자가소비용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