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베를린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도심재활용사업'을 통해 입체도시를 앞다퉈 세우고 있다.


입체도시란 지하철(국철) 등 교통 중심의 낙후된 도심을 재개발해 쇼핑몰 사무실 호텔 등의 건물을 짓고 이들 건물을 공중 보행로로 연결시킨 다층 입체 구조의 미래형 도시다.


지하철 등과 바로 연결돼 있는 이들 빌딩은 지하에까지 햇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돼 지하개념을 없앤 것도 특징이다.


인천시 등 지자체들이 이들 선진도시의 성공사례를 집중 분석하고 있어 국내에도 조만간 최첨단 입체도시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시정비 관련 법 개정 등 선결돼야 할 과제도 많다.


입체도시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일본 도쿄시내에 세워진 4만여평 규모의 롯폰기힐스.이곳 지하철역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지상 2층 높이의 보행로와 만난다.


이 보행로는 롯폰기힐스의 랜드마크인 지상 54층 높이 모리타워 등 인근 7~8개의 건물을 서로 연결하고 있어 거주민과 직장인들이 땅 한 번 밟지 않고 쇼핑은 물론 각종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일본 부동산개발 회사인 모리부동산이 슬럼지역이던 롯폰기힐스를 10여년간 재개발해 2003년 4월 고급맨션과 사무실,쇼핑센터가 즐비한 최첨단 도심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항구도시인 요코하마 미라토미라이21도 2003년 항만부지를 재개발해 완성한 55만여평 규모의 입체도시다.


미쓰비시그룹이 소유한 70층짜리 요코하마빌딩을 중심으로 신시가지가 조성돼 도쿄권 업무·상업·국제교류의 배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마루노우치·야에스지구(도쿄역) 등도 일본의 대표적 입체도시다.


일본뿐만 아니다.


2000년 독일 베를린에 세워진 소니센터도 유럽의 대표적 입체도시로 꼽힌다.


일본 소니그룹과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독일 기업이 과거 동·서독 접경지로 폐허가 된 포츠담광장(공원) 15만평을 공동으로 재개발한 것이다.


소니유럽본사,영화관,필름하우스 등이 입주해 있는 이 입체도시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독일의 국제비즈니스 및 관광 중심지로 뜨고 있다.


프랑스 파리시는 센강 인근 철도 부지 위에 인공지반을 만들고 주변 대지를 포함,약 60만평의 입체도시 리보고슈를 건설하고 있다.


2010년 완공 예정인 이 도시에는 미테랑국립도서관,파리제7대학 등이 들어서 있다.


재일교포로 일본 설계회사인 니켄세케이에 근무하고 있는 이지혜 설계팀장은 "일본은 재개발시 땅주인은 토지·건물 일부분을 보행로 등 공공용지로 제공하는 대신 용적률 등 인센티브 혜택을 받아 윈-윈 전략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손해근 인천시 도시균형건설국장은 "평면적 도시 확장보다 이미 개발해 놓은 구도심을 재활용하는 입체도시 건설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선진국처럼 입체도시법,입체도로법,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쿄·베를린=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