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5대 상권 지역에서 창업을 하려면 일단 거점은 강남역 상권이 다른 곳에 비해 나은 것으로 평가됐다. 음식점을 낸다면 잠실 근처에선 양식 중식 등이,동대문 상권에선 한식집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등포역 상권이나 신촌 상권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신규 진입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지원센터가 홈페이지(www.sbdc.or.kr)에 공개하고 있는 상권분석시스템 중 하나인 'I-GIS상권분석시스템'에 나타난 결과다. 밀집도 지수는 평균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창업 메리트가 떨어지고,수치가 낮을수록 메리트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기청은 현재 3개의 상권분석시스템을 공개하고 있다. 김일호 중기청 소상공인 지원팀장은 "창업 준비생들은 3개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해 기초정보를 파악한 뒤 발품을 팔고 컨설팅을 받으면 창업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센터가 내놓은 서울지역 5대 상권의 밀집도 정보다.
◆강남역 상권 '뭘 해도 좋아'
강남역 상권의 밀집도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준치 100을 훨씬 밑돌았다. 신변잡화 의류 노래방 한식당 등의 지수가 모두 63에 불과했으며,다른 자영업도 73∼83에 그쳤다. 밀집도는 90 아래면 신규 진입 메리트가 있는 것이며,70 아래면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I-GIS상권분석시스템을 개발한 아이디어스코리아의 황덕영 이사는 "밀집도는 현재 영업 중인 점포 수뿐 아니라 점포별 매출액을 감안해 작성된 것"이라며 "강남역 상권이 점포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아직까지 자영업 진출 기회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잠실역 상권 '음식점 창업기회 커'
이 곳에선 신변잡화 의류 술집 등의 밀집도가 98.2∼108로 나타났다. 새로 진입해서 실패할 확률이 높지 않지만 성공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얘기다. 노래방은 진입 위험이 꽤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래방의 밀집도는 127.8로 최고 밀집도 구간인 130 이상에 근접하고 있다. 반면 양식 한식 중식 등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 업종의 밀집도가 76.7∼83.2로 낮아 초반만 고생하면 곧 정착할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음식점 중 일식집은 밀집도가 97.1로 높아 매력도가 다른 '먹거리 장사'에 비해 떨어진다.
◆동대문 상권 '한식집은 고려할 만'
신변잡화나 노래방은 상당한 포화상태에 진입한 상태다. 밀집도가 110을 모두 넘는다. 옷장사는 그럭저럭 새로 창업해도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의류상가가 이미 많지만 이 때문에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동대문 소매상권에서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한식집뿐이었다.
중저가 의류를 찾는 손님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식 일식 중식 등의 업종은 모두 밀집도가 '평균' 수준으로 나왔다.
◆영등포역 '노래방 옷가게 피해야'
이 지역은 과거에 비해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밀집도가 90을 크게 밑도는 업종이 없다.
최근 상권이 송파 분당 판교 등 동남쪽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데 따른 여파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등포역 상권 중 특히 노래방의 밀집도는 135.9에 달해 서울시내 5대 주요 상권의 주요 업종 중 가장 높았다. 의류 점포 역시 128에 이른다.
◆신촌 상권 '대체로 고만고만'
연세대 등 주변에 대학교가 있고 유동인구도 많지만 밀집도를 보면 대단한 메리트는 없다. 의류 잡화 음식점 등 대부분 업종의 밀집도가 90∼100의 중간 권역에 포진해 있다. 다만 중식당은 밀집도가 83.6으로 낮아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