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하면 A,B,C,D,E를 떠올리고 조금 상식이 많은 사람은 K까지 헤아린다. 의학계에서는 엄밀히 말해 이들 생체필수물질만 비타민으로 취급하지만 제약·식품업계에서는 비공식적으로 F부터 Z까지를 명명해 놓고 있다. 비타민F는 필수 불포화지방산의 별칭이다. 콩기름 등 식물유에 풍부한 리놀레인산과 아라키돈산 등을 말한다. 이들이 체내에서 늘어나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아지고 포화지방산의 연소가 촉진되므로 심장병과 비만 개선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K는 결핍시 혈액응고에 지장을 받게 돼 출혈성 빈혈이나 월경과다가 나타나게 된다. 만성장염이나 설사도 유발될 수 있다. 계란노른자 홍화유 생선간유에 풍부하며 충분히 섭취할 경우 각종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비타민P는 오렌지 귤 포도 살구 검은딸기 메밀 등에 풍부한 항산화물질인 헤스페리딘 나린긴 루틴 퀘르세틴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라고도 한다.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므로 고혈압에 의한 출혈을 예방하고 노폐물이 혈관 밖으로 유출돼 부종이 생기는 것을 막는 효과를 발휘한다. 비타민C의 산화를 방지하며 흡수를 촉진한다. 최근 국내에서 양산에 성공한 코엔자임Q10(CoQ 10)은 비타민Q라 불릴 정도로 필수적인 물질이다. 항산화 기능을 하며 체내 에너지원인 ATP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CoQ10은 체내에서 합성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성량이 감소하고 음식 섭취로는 부족하다. 항산화작용에 의해 피부노화와 비만을 저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핍시에는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반대로 보충해주면 심장기능이 좋아져 장거리 달리기할 때 지구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원래 소간에 풍부한 지용성 비타민인데 최근에는 담배잎 추출물에 유도체를 붙인 다음 불순물(cis 이성질체)을 걸러내 정제하는 방식으로 양산하고 있다. 비타민U는 양배추에 풍부한데 점막재생을 촉진한다. 결핍되면 위궤양이 유발될 수 있고 상처가 잘 낫지 않게 된다. 아연(Zn)은 비타민이 아니지만 비타민Z라고 명명하는 학자가 꽤 있다. 아연은 결핍시 성기능장애 성장지연 전립선비대증 입맛변화 등이 올 수 있다. 정액 및 전립선액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남성에게 특히 중요시된다. 굴 참깨 호박씨 돼지고기 코코아 맥주효모에 풍부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