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 캐릭터 만든 위즈엔터테인먼트 박소연 사장 "기존 캐릭터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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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으로 업체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기존의 캐릭터를 한국의 대표 캐릭터로 키우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강아지 캐릭터 '부비'로 잘 알려진 캐릭터 전문업체 위즈엔터테인먼트의 박소연 사장(43)이 정부의 캐릭터 산업 정책에 대해 던지는 '쓴소리'다. 바른손카드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는 박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3개월간 시장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후 기자와 만나 "이제는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캐릭터가 나와야 할 때"라며 "홍콩이나 캐나다,일본에서는 자국의 특정 캐릭터를 관광 안내책자에 사용하거나 지자체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내에선 어떤 캐릭터들이 글로벌 캐릭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 박 사장은 "아기공룡 '둘리'나 계룡반점 막내딸 '뿌까',엽기토끼 '마시마로' 등은 세계에 내놓아도 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국내 캐릭터는 개발업체가 자금력이 부족하거나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는 경향이 있다"며 "마시마로는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플래시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올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경우인데 판권을 사들인 업체의 경영능력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바른손'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던 박영춘 바른손카드 회장의 1녀2남 중 장녀다. 서울여대 산업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한 박 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바른손이 부도가 나면서 아버지를 도와 회사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바른손을 매각한 후에는 카드쪽 사업에 주력하다 1999년 위즈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토종 캐릭터를 히트시키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박 사장은 최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청강문화산업대와 산학협정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창작 뮤지컬 제작에 들어간 것. 2007년 1월 무대에 올려질 이 뮤지컬은 강아지 캐릭터 '부비'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용 작품으로 예상제작비는 6억원이다.
박 사장은 "미국의 '세서미 스트리트'나 영국의 '텔레토비' 등 유명 TV쇼의 캐릭터들은 모두 정기 공연물로 제작되는 경향이 있다"며 "작품성이 우수한 고급 공연물로 캐릭터의 질을 한 단계 높여 놓겠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