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만 올해 수준을 유지해 준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2006년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올해는 항공사들이 고유가에 대한 '내성'을 갖춘 해.연초 예상과 달리 유가가 고공비행을 거듭하면서 실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일단 실패했다.


그러나 "내년엔 상황이 다르다"는 데 이견이 없다.


여객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어서 유가만 폭등하지 않는다면 실적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도 1000원 안팎에서 움직일 경우 손해볼 게 없다는 분석이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


항공사들이 2006년을 비교적 밝게 보는 데는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바닥심리가 깔려 있다.


특히 11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전달보다 배럴당 10달러 정도 하락한 64달러 선을 유지하며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전체 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6.2%(아시아나항공)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더욱 고무적인 전망은 내년에도 여객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아시아나항공은 사정이 다르지만 대한항공의 올해 여객수요는 작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주 5일 근무제가 확대 실시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내년에도 한국발(發) 수요는 10% 안팎,전 세계적으로는 6∼7%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치를 5.2%로 잡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고유가를 버틴 것은 한국발 여객편에 유류할증료가 처음으로 부과되는 등 운임이 상당히 상승했는 데도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유가만 더 오르지 않는다면 내년은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날아 오르자


이 같은 전망은 한창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항공사들에 강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때문에 내년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내환경을 갖추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고유가'라는 악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미래를 위한 투자에 머뭇거리다가는 2류 항공사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매달 B747-400점보기 1대씩을 완전 개조,2006년 말까지 모두 16대를 최신형 비행기로 바꾸기로 했다.


대당 5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2007년 말까지는 B777 9대도 같은 공정을 거쳐 모두 30여대의 최신 여객기를 미주 유럽 등 핵심노선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비유하면 최신 모델 휴대폰과 LCD TV를 내놓고 세계시장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파업 여파로 3분기까지 28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아시아나항공도 내년엔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향후 3년간 4대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화물사업을 확장하고 숙원인 파리 취항도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2011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비전도 새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