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가을 추미애(秋美愛) 전 의원의 환경부 장관 기용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시사저널은 5일 정 장관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했으며, 당시 정 장관과 가까운 김한길 의원이 추 전 의원을 직접 만나 입각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정동영 장관, 김한길 의원, 추미애 전 의원은 민주당 전신인 국민회의 공천으로 모두 15대 총선에서 정치에 입문했으며, 초선시절부터 남다른 정치적 인연을 맺어왔다. 정 장관은 인터뷰에서 "`추 전 의원은 나름의 원칙을 지킨 사람이고, 추 전 의원의 철학으로 보면 충분히 우리와 같이 할 수 있다. 입각을 권유해보겠다'고 노 대통령에게 말했었다"며 "노 대통령이 `좋다'고 해서 추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장관이 아이디어를 냈고 김한길 의원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추 전 의원에게 환경장관직을 제의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정동영-김한길 라인'을 통한 추 전 의원 입각 제의 사실이 확인되면서 조만간 당으로의 유턴이 예상되는 정 장관측이 `정치인 각료자리'를 메울 대타로 추 전 의원에 대한 영입에 나서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권 주변에서는 내년 초 개각 일정과 맞물려 추 전 의원의 통일부 장관 기용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 장관과 추 전 의원 양측은 내년 초 개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제안이나 논의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측은 "얘기가 오간 것이 없다"고 말했고 추 전 의원 측근도 "입각 제의를 받은 바가 없고 민주당 당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추 전 의원의 입각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가 정 장관이었던 만큼 내년 초 개각에 앞서 정 장관이 추 전 의원에게 영입 의사를 재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여권의 분석이다. 정 장관 본인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추 전 의원이 귀국한다면 본인을 위해서도 입각이 최선의 길이 아닌가 싶다"고 밝혀 입각 제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놨다. 여권 고위관계자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정동영 장관과 추 전 의원은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고 정 장관은 추 전 의원에게 큰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