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업계에서 화면의 크기는 곧 기술력을 의미한다. 최상급의 화질을 구현하면서 50인치 이상의 TV를 만들기가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57인치 LCD TV '파브(PAVV)'는 TV시장의 리딩기업인 삼성전자 기술력의 총아라고 할 수 있다. 이 TV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LCD TV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다. '아름다움의 크기가 다릅니다'라는 파브 광고는 이 같은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40인치대 제품이 주력을 이루고 있는 국내 TV시장에서 첫 선을 보이는 57인치대의 초대형 LCD TV라는 점과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번 광고에서는 '40인치가 LCD TV의 한계'라고 여기고 있는 업계와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주력했다. 제품을 제외한 다른 요소를 최대한 절제하면서 57인치라는 초대형 사이즈라는 점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제품 외관 측면에서는 화면을 둘러싼 테두리 부분을 최대한 줄인 새로운 '네오룩' 디자인을 부각시켰다. 아울러 격조 있는 '명품'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도 주력했다. 경쟁업체들과는 다른 프리미엄급 제품을 만드는 TV업계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번 파브 광고도 임권택 감독을 모델로 기용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임 감독의 이미지에서 명품 TV를 표방하는 파브를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전편인 '인생의 정점에서 파브의 아름다움을 만났습니다'에 이어 이번 광고에서도 뛰어난 영상을 그려내기 위해 고뇌하는 거장의 모습을 연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57인치 LCD TV에 이어 최근 출시한 80인치 PDP TV 광고에서도 '브랜드의 크기가 다릅니다'라는 동일한 헤드라인을 사용했다. PDP TV와 LCD TV,프로젝션TV 등이 주도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형 TV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DP TV와 LCD TV의 통합브랜드인 '파브'의 광고를 하나의 컨셉트로 가져감으로써 고객들에게 '초대형 TV=삼성전자 제품'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