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지난 40여년간 중소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중소기업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국가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공공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안정성,수익성,자산건전성을 고루 갖춰 국내의 대표적인 우량은행으로 성장했다는 게 대내외적인 평가다. 하지만 중소기업 시장공략에만 나설 경우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우량 중견기업 숫자는 정해져 있는 데다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시중은행들의 마케팅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개인고객 부문에 대한 공략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기업은행이 지난 5월 프라이빗뱅킹(PB) 브랜드인 '윈클래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것은 이 같은 기업은행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직접 지은 이 브랜드에는 '성공한 사람들''성공할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PB영업의 특성을 감안,'중소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꿈도 실현할 수 있는 은행이 되겠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PB 브랜드인 윈 클래스 출범을 계기로 PB전문 영업점을 올해 안에 120여곳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워놨다. 또 PB 고객기반을 중산층까지 확대해 증권,보험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기업금융의 균형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예금액 5억∼10억원에 달하는 최상위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치중하는 것을 감안해 예금액 5000만원 이상의 중산층 고객시장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기업은행이 PB영업을 강화하면서 지면광고에 '개인도 기업입니다'라는 카피를 체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 반영돼 있다. 기업은행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올 3·4분기 말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6094억원,충당금적립전이익 1조2664억원,총자산 84조4459억원 등을 기록했으며,연말에도 사상 최대 실적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2010년까지 글로벌 50대 선도금융그룹에 진입하겠다"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