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선보인 첫 번째 신문광고 에피소드는 '넌 언제 시집갈거니?' '옆집 수희도 취직했던데,넌 아직도 소식없니?' '회사 그만두면 이제 뭐하려고 그래?'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듣게 되는 평범한 질문들로 시작된다. 이어 '당신의 고향 가는 길을 막고 있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을 생각해보세요'라는 멘트가 나온다. 이 광고는 정든 고향 이웃들이야말로 '누구보다 당신을 반길,마지막에 당신 편을 들어주고,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올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람을 향합니다'로 장식한다. 결국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는 나를 항상 걱정해주는 정든 이들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느낄 수 있는 훈훈한 광고 에피소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보다 간결하다. '예쁜 과일만 골라 먹고,좋다는 음악만 골라 듣고,몸가짐도 조심조심… 한번 태동을 느끼면 감동에 잠을 설치고,우리는 모두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적입니다'라는 카피가 나온다. 삭막하고 각박한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소중함을 한번쯤 되새겨볼 수 있게 하는 문구다. 어머니의 귀중한 사랑을 새삼 느껴보며 머리 숙여 감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현란한 그래픽에 식상한 소비자에겐 때때로 따듯한 말 한 마디가 담긴 카피가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법이다. 또 기존 신문광고에선 보기 드문 '15단 12cm'의 긴 형태도 더욱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던 요소로 평가된다.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광고캠페인을 기획한 TBWA코리아의 신은주 팀장은 '유비쿼터스나 컨버전스 등 모든 게 최첨단으로 치닫고만 있는 세상에서 모든 기술의 발전방향과 모든 기업의 존재 이유를 곱씹어봤다"며 "그 결과 '사람'이라는 답을 얻게 됐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이처럼 '사람'을 큰 주제로 삼게 되면서 '나'와 '주변 사람들'이 얽혀 살아가는 소박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쪽으로 구도를 잡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에 더욱 가깝고,사람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로 구현될 것'을 믿는 SK텔레콤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SK텔레콤 조중래 홍보실장은 "기업이,그리고 기술이 지향하는 바가 결국 사람이라는 믿음은 SK텔레콤만의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사람이 주인이 되고 주체가 되는 캠페인이 현재까지 거의 없었다는 점은 매우 신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앞으로도 이 광고 캠페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족의 이야기,친구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가운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 광고캠페인은 TV광고 시리즈로도 별도로 제작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중 남북 이산가족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화상전화를 통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화상전화'편은 한국경제TV 광고대상을 받기도 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