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뱅] (3) 외국 대형 투자은행의 경쟁력 원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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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골드만삭스의 경쟁력 원천은 무엇일까.
국내 대형 증권사보다 줄잡아 70배 수준인 총자산이나 10배를 넘는 자기자본 등의 규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탄탄한 수익구조와 안정적인 수익성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골드만삭스는 2004회계연도(2003년 12월~2004년 11월)에 거둔 205억5000만달러의 순수익(net revenues) 가운데 상품운용(자기매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4.9%로 가장 높다.
250억달러가 넘는 자기자본을 주식 채권 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이다.
이어 기업에 대한 재정자문 및 인수합병(M&A) 지원비중이 16.4%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골드만삭스는 대규모 자기자본을 이용한 각종 투자 업무와 기업 M&A를 비롯한 IB(투자은행) 업무 비중이 80%를 넘는다.
랩어카운트나 수익증권 판매 등 고객자산관리 업무와 브로커리지 등 증권서비스 업무 비중은 각각 12.4%와 6.3%로 상대적으로 낮다.
모건스탠리도 2003년 기준으로 자기매매등 투자은행 업무 비중이 57%로 절반을 웃돌았다.
시황에 따라 순이익이 급변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천수답'형 수익구조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국내 자산규모 1위인 우리투자증권은 올 상반기(4~9월) 순수익을 기준으로 할 때 증시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52.6%로 단연 1위다.
반면 자기자본 상품투자와 IB업무 비중은 각각 6.1%와 7.4%에 그쳤다.
고객자산관리 업무 비중은 7.4%,옛 LG종합금융을 흡수 합병하면서 한시적으로 업무가 허용된 종금업무(금융이자 포함)는 25.6%다.
삼성증권 역시 브로커리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49.5%로 전체의 절반수준이다.
이 같은 수익구조의 차이는 순이익의 안정성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회계연도별 순이익이 2002년 21억달러,2003년 30억달러,2004년 45억5000만달러,2005년 1~3분기 39억9000만달러 등으로 안정적인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옛 LG투자증권 포함)은 연도별 순이익이 2002년 521억원,2003년 42억원,2004년 420억원,2005년 반기 966억원 등으로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은 "증권사들의 수익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황의 영향이 크다"며 "걸음마 단계의 IB업무 능력 등을 배양해 국내 증권업이 '시황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