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두바이가 명품 쇼핑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파는 물건만 명품이 아니라 7성급 호텔, 사막 위에 지어진 실내 스키장, 초대형 수족관 등 부대 시설과 오락물도 명품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6일 "두바이의 쇼핑몰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두바이에 요즘 생기고 있는 고급 쇼핑몰은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하고 종합적인 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9월 문을 연 '에미리트 쇼핑 몰'은 최근 실내 스키장을 개장했다. 높이 62m,길이 400m의 슬로프 5개에 50cm 두께로 6000t의 인공눈을 깔았다. 천장에서는 제설기가 눈을 펑펑 쏟아낸다. 페르시아만의 인공섬 위에 지어진 321m 높이의 초고층 빌딩 부르즈 알 아랍은 7성급 호텔이자 쇼핑몰이다. 2008년에는 빌딩 안에 전 세계 이색 어종을 모아 놓은 초대형 수족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상점 안에는 버버리 펜디 구찌 제냐 등 명품 브랜드 상품들이 한데 모여있다. 쇼핑몰의 배치나 인테리어도 관광과 오락의 개념을 살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로데오 거리나 삭스 피프스 애비뉴 같은 세계 명소를 본떴다. 두바이를 찾는 중동 부자들의 취향을 반영,이곳에서는 명품 중에서도 엄지발가락 부분에 '펜디'가 새겨진 신발 등 명품의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있을수록 잘 팔린다. 명품 판매가 늘어나자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부르즈 알 아랍을 지은 건설업체 에마르 부동산과 손잡고 2008년까지 두바이에 직접 호텔 및 쇼핑몰을 짓고 아르마니 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두바이의 쇼핑 명소 건설은 아랍에미리트 관광 진흥 정책의 일환이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두바이를 중동 부호들이 즐겨 찾는 쇼핑 천국으로 만들어 관광객 수를 2010년까지 15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관광객수는 전년 대비 9% 늘어난 550만명이었다. IHT는 "두바이에서는 1년 중 절반이 무덥기 때문에 쾌적한 실내에서 쇼핑하는 것이 예전부터 고급스러운 문화 활동으로 간주됐다"며 "두바이의 쇼핑은 본질적으로 명품"이라고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