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초원을 산들바람이 훑고 지나간다. 파란 하늘에는 여객선 모양의 구름이 바람을 타고 멀리 놓인 철조망을 지나 북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버스 모양의 구름,온라인을 상징하는 @모양의 구름이 뒤를 이어 바람을 타고 북녘으로 날아간다. '2005년 사이버지점을 통해 그곳으로 갑니다'라는 컨셉트의 현대증권 TV 광고(사이버지점 '희망선'편)는 대북사업에 꾸준히 매진해온 현대그룹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 올 들어 상징적으로 개설한 사이버 북한지점을 통해 "북한과 휴전선을 단지 한민족의 분단과 아픔이 서린 어두운 땅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작은 실천이라도 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런 의도를 담기 위해 광고의 메인 화면은 흔히 알고 있는 삭막하고 긴장된 휴전선이 아닌,싱그러운 초원의 밝은 '희망선'으로 상징화했다. 또 금강호와 금강산 육로관광 버스,그리고 사이버 지점을 상징하는 @모양의 구름이 북으로 향하는 모습을 통해 북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고 있다. 언뜻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이버'의 이미지와 '북한'의 이미지를 절묘하게 결합했다는 평가다. 현대증권은 지난 8월 평양과 신의주 개성 원산 등에 사이버 지점을 열었다. 물론 이를 통해 현지 주민이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이버 북한지점은 북한 각 지역의 주요 명승지와 특산품 등 지역 문화와 향우회,남북경협 소식 등을 담고 있다. 실향민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증권 박문근 기획본부장은 "지금은 사이버상에 한정돼 있지만 언젠가는 실제 평양과 신의주 등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이 광고 외에도 올 들어 향후 대북사업의 모티브가 될만한 다양한 사업을 실천해왔다. '동포사랑''통일염원' 등 이벤트를 통해 북한 특산품 경품행사를 가졌고 지난달에는 실향민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금강산 육로관광 기회도 마련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