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부 極地 2만km 대장정] (9) 수제비 한그릇도 나눠먹으니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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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여직원 빠쯔씨(25)의 집이 있는 루루춘(魯如村)은 전형적인 티베트 농가다.
10여 가구의 농가들이 한 동네를 이루고 있고 집과 집 사이에는 막 추수를 끝낸 칭커(보리의 일종)의 짚들을 쌓아놓았고 저녁 무렵이라 집집마다 연기가 피어오른다.
어느 집이나 야크똥에 보릿짚을 섞어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납작하게 만든 '쭤'를 담장에 붙여 말리고 있다.
쭤는 티베트 농가에선 없어서는 안 될 연료다.
집 안팎의 담벽이나 담장 위,지붕이나 옥상 등 공간만 있으면 쭤를 붙여 말린다.
빠쯔씨 집은 이층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지난 달력과 야크 가죽,알록달록한 천조각을 문간에 걸어놓았다.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서란다.
대문 왼편에는 외양간이 있고 본채 아래의 토굴 속에선 빠쯔씨의 어머니가 야크 젖을 짜고 있다.
야크와 양떼들이 함께 사는 토굴이다.
계단을 올라 주방 겸 거실에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난로에서 태우는 양과 야크의 배설물 때문이다.
흙바닥인 거실에는 두 벽 쪽으로 소파가 놓여 있어 여기서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잔다.
빠쯔씨의 언니 츠런왕무씨(27)가 만들어준 수요우차를 마시며 부엌을 둘러보니 주방기구는 물론 물레,초롱,재봉틀 등 없는 게 없다.
츠런왕무씨는 지금도 직접 베틀에 앉아 양모로 천을 짜고 온 가족의 옷을 지어 입힌다고 한다.
빠쯔씨의 가족은 아버지 빠쌍(55)과 어머니,언니와 동생,형부 등 6명.이들의 저녁 식사는 단촐했다.
감자를 갈아 밀가루와 섞어 만든 '맹거다'(수제비) 한 그릇이 전부다.
그래도 빠쌍씨는 "옛날에 비하면 경운기도 있고 농사짓기가 편해졌다"며 "대가족이 함께 사니 행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