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의 방송이 중단된다. MBC는 7일 오전 최문순 사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열고 'PD수첩'의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13일부터 'PD수첩' 방송이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결정으로 'PD수첩'이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PD수첩'은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관련 취재과정에서 취재윤리 위반으로 물의를 빚어 6일 방송이 자연다큐멘터리 '공생과 기생'으로 대체된 바 있다. 'PD수첩' 이후 13일부터 이 시간대에 어떤 프로그램이 방영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990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PD수첩'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심층적으로 고발하는 이른바 'PD저널리즘'이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MBC의 최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잡았었다. 그러나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과정의 각종 의혹을 집중조명하던 중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광고까지 중단되는 수난 끝에 지난달 29일 방영된 660회 '월 소득 100만원? 고소득 전문직 2000명의 탈세 추적'을 끝으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와 함께 'PD수첩'으로 인한 불똥이 MBC 전체로 튀고 있다. MBC 취재진과 제작진은 시민의 취재 및 제작협조 거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MBC의 로고가 새겨진 카메라와 차량을 보면 욕설을 퍼붓거나 발길질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대 수의대에서 열린 '1000명 난자기증 의사 전달식'에서 MBC 취재진은 행사장 밖으로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이 같은 현상은 보도와 시사프로그램뿐 아니라 드라마 등 다른 부문 제작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 제작팀의 일원은 "드라마 촬영 도중 들른 식당에서 손님들이 MBC 카메라를 보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