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내원정사, 단일사찰론 첫 종합복지체계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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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정사는 이번 재활병원 설립으로 어린이에서부터 청소년,노인,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층에 걸쳐 교육·의료·보호·생활지원 등의 종합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단일 사찰로는 불교계에서 거의 유일한 사례일 뿐만 아니라 종교계 전체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내원정사가 교육·복지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5년. 사찰 인근 숲속에 유치원을 세우면서부터다. 포교에 우선 힘을 쏟아야 한다는 신도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주지 정련 스님(63)은 600명의 어린이를 가르칠 수 있는 부산 최대 규모의 유치원을 설립했다. 빚을 내 땅을 산 터라 이자와 자재비·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정련 스님은 유아교육에 관한 공부도 병행하며 유치원 설립에 열을 쏟았다. 그 결과 전통문화와 생태교육,인성교육을 접목한 교과과정을 개발해 지금은 부산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치원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정련 스님은 동국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1996년에는 부산시 다대동에 몰운대종합사회복지관을 개관했고 내원어린이집,사하자활후견기관,내원시니어클럽,함지골청소년수련관,중구청소년문화의 집,합천군청소년수련관 등을 잇달아 개관하거나 운영을 맡았다. 노인정도 2곳을 운영한다. 또 지난 2000년에는 거제도의 비인가 장애인시설을 인수해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반야원을 열었고 이번에 기공한 재활병원에 이어 3년 안에 노인을 위한 무료·실비 요양원 2곳을 마련해 복지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내원정사의 복지사업은 최소한의 서비스가 아니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유치원의 경우 전통문화,세시풍속과 놀이,자연관찰과 농작물 재배학습 등 독특한 교과과정을 마련해 전인교육을 실천한다. 또 반야원은 허가기준은 80명이지만 실제로는 150명가량이 생활할 수 있도록 넓게 만들었다. 법정기준으로 만들면 공간이 좁아 장애인과 봉사자 모두 불편하다는 것. 반야원 앞에는 3000여평의 보행·산책로도 조성했다. 자원봉사자와 장애인이 꽃과 나무를 보면서 걷는 것 자체가 치료의 과정이라는 생각에서다.
정련 스님은 "내원정사의 다양한 복지사업은 절의 수입이 많아서가 아니라 신도들이 마음으로 동참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직접 느끼고 실천한 결과"라고 말했다.
거제=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