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보도를 전후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과 안기부 'X파일' 사건과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그룹이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측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집념어린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갑작스러운 외부 변수 출현으로 인해 위기상황에 노출된 점이 서로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측은 인터넷 공간에서 일부 네티즌이 단편적으로 제기한 뒤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취합되고 걸러진 다음 정황분석이 곁들여진 것이다.


황 교수팀과 삼성의 공통점으로는 우선 세계 최고라는 점을 들 수 있다.


황 교수팀이 보유하고 있는 배아복제 기술은 단연 세계 최고.황 교수 스스로가 '펠레축구와 동네축구'로 외국과의 기술 차이를 자신감있게 표현한 바 있다.


삼성이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역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물론 황 교수팀의 배아복제 기술은 당장 시장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차 실용화할 경우 산업 연관 효과가 3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간 58조원에 달하는 삼성의 수출도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지대하다.


생명공학기술(BT)과 정보기술(IT)로 분야가 다르지만 황 교수팀과 삼성의 기술 역시 유사한 측면이 많다.


배아복제나 반도체 휴대폰은 모두 '손가락 기술'이 핵심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황 교수는 한국이 배아복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젓가락 문화'로 설명하기도 했다.


양측이 처한 현재 상황도 비슷한 점이 많다.


전 국민의 기대를 모으던 황 교수팀은 난자 취득을 둘러싼 논란과 PD수첩 보도 이후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고 삼성은 'X파일' 사건과 지배구조 논란,'삼성공화국론'으로 대표되는 견제와 질시 여론으로 곤경에 직면해 있다.


양측의 윤리적-법적 논란에 대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들이 개입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양측에 대한 해외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는 점 역시 국민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은 황 교수팀이 이뤄낸 줄기세포 복제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한때 전자왕국으로 군림했던 일본은 노골적으로 삼성 견제론을 펴며 '보급로 차단' 등 국수주의적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