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가 12일부터 14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10개국 정상들은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 기본협정'을 체결하고 상품협정 체결,서비스 투자분야 협정교섭 등을 거쳐 내년 중에 FTA를 타결짓는데 합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칠레,한·싱가포르,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 이어 네 번째 FTA 체결이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이를 통해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위상(位相)을 강화하고,본격적인 FTA 시대를 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미 각 나라들은 치열한 FTA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 5억의 아세안 시장을 놓고 중국이 지난 7월 아세안과 FTA를 발효시키는가 하면,일본 또한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와 FTA를 맺은 데 이어 아세안과 이를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래 들어 중국과 일본 등이 북미와 유럽에 맞서는 아시아지역 경제블록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관심을 증폭(增幅)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와 아세안과의 FTA가 체결되면 해외에서의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산지 표기문제로 어려움이 예상되던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수출도 가능해지는 등 수출 분야에서 크게 이점을 누릴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40억달러의 물품을 수출하고 224억달러를 수입하는 등 무역규모가 464억원에 이르는 우리에 네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다. 결국 아세안과의 FTA 체결은 한국을 비롯 일본 중국 등 동북아와 아세안 10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을 하나의 경제블록으로 만드는 교두보(橋頭堡)를 구축하는데도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인 FTA 시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얻게 될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아세안 진출 전략을 재점검하고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보다 더 많은 나라를 대상으로 FTA 협상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 나가지 않으며 안된다. 무역규모 5000억달러를 달성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FTA로 활로를 개척하는 것임은 새삼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