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학문이나 딱 맞는 인생의 일을 찾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루마니아에 이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셰프첸코 대학을 방문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들과 전직 교수이자 국무장관으로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솔직한 대담을 나눠 주목을 끌었다. 동유럽 및 옛소련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난 라이스 장관은 세계적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일념으로 대학에 갔으나 소련 공부의 매력에 빠진 자신의 대학 시절을 상기하면서 "나는 러시아 혈통도 아니고,당시 소련에 가본 적도 없었지만 소련에 푹 빠졌다"고 고백했다. 라이스 장관은 "그것은 일종의 사랑과도 같은 것"이라며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나로서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51세의 미혼인 라이스 장관은 "당신이 사랑하고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을 찾으면,그것을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충고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어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라이스는 "내가 여성 정치인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없는 이상 대답하기 좀 어렵다"며 "이 자리에 앉은 남성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통령 출마설에 대해서는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국무장관인 것을 좋아한다"면서 "대통령직이 너무나 힘든 일이라서 대통령에 출마할 욕심이 없다고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오렌지 혁명을 통해 어렵게 민주주의를 확보했다"고 치켜세운 뒤 "투표,정치 캠페인 참여,정치인 후보에 대한 엄격한 심사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라이스 장관의 대학 방문 및 학생과의 담화는 세계적으로 고조되는 반미여론에 맞서 인간적인 모습의 미국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국무부의 노력 중 하나로 풀이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