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와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교수(65)가 내년 2월 정년퇴임에 앞서 8일 고별강의를 했다. 이날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마지막 강의의 제목은 '외교란 무엇인가'.한교수는 특히 최근 외교 현안인 북한 핵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해 실리외교의 수완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인권문제는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므로 공개적인 압력행사가 과연 효과적인지 또는 비(非)생산적인지는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의 인권과 안녕에 가장 도움이 되는 쪽을 선택하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교수는 "첨예한 대립 속에서도 서로 체면을 살리고 실리를 택할 수 있는 타협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방안을 찾는 것이 외교에서 가장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참배와 관련해서는 "일본에 외교적으로 아주 큰 손실을 초래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고별강의에는 과목 수강생 350여명 외에도 어윤대 고려대 총장,이홍구 전 총리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 인촌기념관 대강당을 꽉 메웠다. 한 교수는 서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9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했다. 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