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은 올 여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보다 여객 피해는 물론 수출입 화물수송 등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하루 수송인원은 6만2000명(국제선 3만명ㆍ국내선 3만2000명) 수준으로 국내선의 65%,국제선의 40%를 차지한다. 국제화물수송의 경우 전체의 48%를 담당한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두 배가량에 달한다. ◆잇단 결항 대한항공은 8일 파업 첫날 출항 예정인 387편 가운데 53%에 달하는 204편이 결항됐다. 국내선의 경우 오전 6시40분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제주 착발 항공편 101편 가운데 49편이,내륙 노선은 101편 전편이 각각 결항됐다. 국제선 여객기는 오전 8시25분 인천~일본 나고야 노선 KE757편을 시작으로 154편 가운데 30편이 뜨지 못했다. 특히 국제선 화물기는 오전 3시10분 인천~빈~코펜하겐 노선 KE545편을 비롯해 모두 31편 가운데 24편의 발이 묶였다. 이로 인해 휴대폰과 반도체 등 첨단 IT 제품의 수출이 집중되는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ㆍ프랑크푸르트ㆍ오사카ㆍ상하이 등 총 7편을 제외하고 전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국제선 화물기의 첫날 결항률이 77%에 달해 하루 수출 차질액만 500억원에 달했다. 나스여행사 손형관 사장은 "쓰나미와 올 여름 아시아나 파업보다 더 피해가 심각할 것 같다"며 "올 겨울 성수기인 12월 중에 7000여명의 여객을 확보할 계획인데 이번 파업으로 예약취소 문의가 많아져 절반도 안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업계,대체 항공편 확보에 비상 삼성전자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휴대폰 LCD 등은 70%가량을 항공화물로 수출하고 있으나 이번 파업으로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지난번 아시아나 파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한항공에 배정된 화물을 아시아나항공으로 일시적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장기적으로 파업이 이어질 때는 DHL 등 특송항공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휴대폰의 95% 이상을 항공으로 보내는 LG전자는 경유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 또 수출물량이나 일정을 외국 바이어와 협의해 조정하거나 다른 항공편으로 돌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화물 수출 규모는 832억달러로,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8%에 달했고 올 들어 지난 5월까지는 335억9000만달러로 29.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한 하루 수출입 차질액이 최대 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기를 통한 수출입 품목은 대부분이 반도체와 휴대폰 LCD PDP 등 고가의 첨단 전자제품 또는 국민경제에 필수적인 전략 물자 등이어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산업계의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항공수출 품목 중 반도체가 34.7%,휴대폰 부품이 27.7%를 차지해 이들 2개 품목이 60%를 넘고 이 외에도 CRT모니터와 LCD 컴퓨터 등 첨단 전자·IT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인완·이태명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