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스토리] '유리 스몰뷰티펀드' ‥ 1년 반만에 수익률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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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펀드'. 유리자산운용의 '유리 스몰뷰티펀드'는 이렇게 불린다. 작년 8월 선보인 이 펀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형주만을 편입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에 가려 빛을 못보던 소형주를 시장의 전면으로 끌어냈다.
결과는 놀라웠다. 1년반 만에 199%의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 팔리는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유리 스몰뷰티의 성공은 시장에 중소형주 바람을 일으켰다. 기업 실적은 좋지만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가치주에 대한 투자열풍도 일어났다.
그동안 소형주는 국내 증시 상장주식수(코스닥 포함)의 70%를 넘을 만큼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에 가려 철저히 소외돼 있었다. 유리 스몰뷰티를 기획한 이택환 주식운용본부장은 "우량한 소형주 200여개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5%에 육박하는 데 비해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3배와 0.3배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배당은 많이 주는 반면 주가가 턱없이 저평가돼 있다면 분명히 재평가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이 유리 스몰뷰티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 또 다른 요인은 '발품'이다. 소형주라는 특성상 재무제표를 꼼꼼히 들여다볼 뿐 아니라 공장이나 매장 등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었다. 운용책임자인 이 본부장과 팀원들은 펀드 출시를 앞두고 석 달 동안 전국 방방곡곡의 300개 소형기업을 탐방했고,펀드 출시 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방문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면서 △PER와 PBR가 5배,1배를 넘지 않아 저평가돼 있으며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8% 이상이고 △시가총액의 20% 이상 잉여현금을 보유한 종목을 발굴했다. 알짜회사 주식이나 시가가 장부가보다 높은 토지 등 감춰진 자산을 보유한 종목은 더 선호했다.
이 펀드는 작년 10월부터 일시에 투자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목돈은 사절하고 있다. 펀드들이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펀드 특성상 규모가 너무 비대해지면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규 가입자는 월 100만원 미만의 적립식 투자만 할 수 있다. '작지만 강한 펀드'는 이렇게 일관된 원칙을 지키는데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