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에 이어 내년에는 넥스트 일레븐(Next Eleven,차세대 11개국)'이 뜬다.


블룸버그는 한국경제통인 윌리엄 페섹의 칼럼을 통해 4년 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을 잠재력이 큰 국가로 지목했던 골드만삭스가 한국 터키 베트남 등 11개국을 내년에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넥스트 일레븐으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넥스트 일레븐에는 이집트 인도네시아 멕시코 필리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 방글라데시 등도 포함됐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한국이 세계금융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 번창할 기회를 맞고 있지만 유일한 의문은 노무현 대통령 등 국가 리더들이 그런 사실을 포착하고 있는지와,잠재력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브릭스를 선정했던 짐 오닐 골드만삭스 글로벌경제 리서치센터장은 4개국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브릭스는 거시경제 안정성,정치적 성숙도,무역과 투자의 개방화 및 교육의 질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그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글로벌경제 리서치팀은 이제 이들 4개국을 이을 차세대 국가군으로 선정한 11개 나라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되는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성장 지향적인 경제구조 때문에 다른 넥스트 일레븐보다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국은 넥스트 일레븐에 포함된 어떤 국가보다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아시아에서 주가가 가장 저평가된 나라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평가를 전하면서 잠재력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한국 정부가 다시는 정책적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간의 최대 실책은 외환위기 이전에 은행들이 기업에 무모한 대출을 감행한 것을 최근 가계부문에서도 되풀이했다는 점이다.


가계부채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경제적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가 수도 이전에 너무 힘을 쏟으면서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이 한국 경제를 빨리 안정화시키는 데 노력했어야 했으나 수도 이전 문제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분석이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섹은 "민족주의적 경향은 종종 외국인 투자에 대해 양면적인 평가를 내리게 만든다"며 "한국 사람들도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떼돈을 벌어가는 것을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브리지캐피탈이 지난 4월 옛 제일은행을 팔면서 10억달러의 이익을 챙긴 데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빗댄 말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 금융 허브가 되겠다면 싫든 좋든 더 많은 외국 자본을 끌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압력,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 등에 대처해야 하고 규제 완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가계부채 감축 등 장기적 숙제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 상황과 관련,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8.5로 3개월 연속 올라 낙관론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뢰지수 상승은 한국은행이 지난 6일 내년에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