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기업 2005] 동부그룹‥ 변화통한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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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의 올 한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다.
업계에서 대표적인 보수기업으로 통하는 동부이지만 올해는 사뭇 달랐다.
적극적으로 경영 혁신에 나서는가 하면 외부 인재영입을 통해 그룹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게 동부를 바라보는 안팎의 평가다.
올해 동부그룹의 대내외 활동은 이 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변화의 시작은 김준기 회장이 주도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실상경영(實像經營)'을 강조하며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좀 더 경륜을 쌓은 다음에 나서겠다는 이유로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맡은 이후 'X파일' '두산사태' 등 여러 악재가 터지는 상황에서도 전경련 회의에 꾸준히 참석하는 등 왕성한 대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TG삼보 농구단을 인수,'동부 푸르미 농구단'을 창단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동부가 프로스포츠단을 창단한 것은 그룹 창립 이래 처음.프로농구가 인기있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이번 농구단 창단은 동부그룹이 일반 국민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준기 회장은 농구단 창단 기념행사에서 "이번 프로농구단 창단을 계기로 재계 10위권 그룹에 걸맞게 일반 대중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개막전이 열렸던 10월21일 원주 치악체육관에는 동부그룹 임원 230여명이 참석했다.
김 회장도 이날 경기장을 방문,푸르미 농구단 유니폼을 입고서 직접 시구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동부의 주요 뉴스로는 '외부 인재 영입'을 들 수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다른 그룹의 전문경영인 출신들을 잇따라 스카우트해 경영일선에 배치한 것.동부의 왕성한 외부 인재 영입은 김 회장의 활발한 대외활동과 함께 올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던 대목이다.
동부는 지난달 4대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동부건설의 최고경영자 및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삼성항공 대표이사 출신인 임동일씨를 영입한데 이어 동부제강 사장으로 현대자동차 기획실장과 전무를 역임한 이수일씨를 데려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의 'S급 인재' 출신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지낸 오영환씨를 동부아남반도체 사장으로 끌어들였다.
이 밖에 지난 8월부터 단독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명환 부회장도 외부에서 수혈한 대표적인 인사다.
이 부회장은 삼성 비서실에서 근무한 뒤 삼성SDS 대표를 거쳐 2001년 동부에 영입됐다.
이처럼 동부가 외부 수형에 나선 배경에는 "우수한 인재는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김준기 회장의 경영철학이 뒷받침됐다.
동부 관계자는 "동부건설과 동부제강,동부아남반도체는 △건설 △금융 △화학 △소재(철강 및 반도체) 등 동부의 미래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4대 핵심사업"이라며 "이들 사업에 우수한 외부 인력을 충원한 것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올초 그룹 전체를 4대 부문으로 재편하고 '부문별 최고경영자(CEO)'제도를 도입한 것과 이들 부문별 CEO를 중심으로 자율·책임 경영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올해 동부그룹의 변화상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