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뱅] '로또식' 투자문화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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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기부품업체 A사.지난 10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 회사는 두달이 채 지나지 않아 2711%나 급등했다.
이 기간 중 하루 거래량은 적게는 3만주에서 많게는 600만주에 달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는 거의 없었다.
지난 7일 하한가로 떨어질 때까지 개인들은 불나방처럼 달려들어 치열한 머니게임을 펼쳤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발맞춰 증권사와 자사운용사가 선진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힘찬 시동을 걸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과거의 안일한 투자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루 빨리 건전한 투자문화가 자리를 잡아야 자본시장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이를 위해선 대박을 쫓는 개인의 '로또식 투자문화'가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하루평균 위탁자 미수금 규모가 2조원을 웃돌며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것도 이런 '올인'의 폐단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의 직접투자비율(거래대금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점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개인의 직접투자비율이 20%선인 데 비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60%선이고 코스닥시장은 90%를 웃도는 실정이다.
미래에셋증권 강창희 투자연구소장은 "선진국처럼 장기·분산투자를 해야 하고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펀드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바른 투자원칙의 정립도 중요하다.
흔히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적당한 자금 규모란 주식투자로 원금 전부를 잃어도 생계에 전혀 지장이 없는 여유자금이라고 말한다.
고액의 이자부담이 따르는 대출은 금물이다.
적정한 목표 수익률을 정하는 건 기본이다.
통상 목표 수익률은 '은행금리+알파'로 요약된다.
알파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다.
최근 같은 강세장에서는 10~2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적당하다.
주식 보유 자체가 투자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때문에 막연히 오르겠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투자의 원칙을 정하고 매수 및 매도 시점,쉬어야할 때를 스스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대신투신운용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상황에 관계 없이 손절매,현금비중 유지,우량종목 매수 등 나름대로 투자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펀드가입 시에도 투자대상 투자기간 리스크요인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