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내년 위안貨 절상 적극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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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규 < 명지대 교수·경제학 >
금년 중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약 8000억달러로 미국 GDP의 6%를 상회할 전망이다.
중국의 전체 무역흑자는 1000억달러 정도로 예상되지만 미국과의 무역에서만 2000억달러를 상회하는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바로 여기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불균형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국제수지 흑자가 발생하는 경우 고정환율제도 하에서는 통화량증가와 이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국제수지가 균형을 회복하고,변동환율제도 하에서는 국제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자국통화의 가치가 상승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국제수지 균형을 회복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현재 무역불균형이 시정되기 위해서는 고정환율제도 하에서는 중국의 통화팽창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의해,만약 변동환율제도 하라면 위안화의 절상에 의해 무역불균형이 시정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어느 경로로도 미국과 중국의 심각한 무역불균형이 시정되지 못하고 있어 불균형상태가 확대되고 있다.
그리하여 이미 지난 7월21일 중국 정부는 8년 동안의 달러페그를 끝내고 달러대비 위안화의 2.1% 평가절상을 단행하면서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했다.
그렇지만 이 정도 소폭의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불균형이 시정되기에는 역부족이다.
단지 앞으로 더 큰 폭의 절상에 대비한 중국의 연습 정도로 느껴진다.
부시대통령,그린스펀 그리고 IMF도 최근 여러 경로로 중국 위안화에 대한 절상압력을 가한 바 있다.
그리고 미국의 이러한 심각한 무역적자상황에 대해 지역구의 이해관계를 외면하기 어려운 미국 의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27.5%의 보복관세를 물리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내년 3월까지 연기하기로 하는 등 위안화에 대해 강한 절상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측 주장과 달리 지난 1일 인민은행은 위안화가치와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관련이 없다면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낮은 가계저축률과 최근 급증한 재정적자의 탓으로 돌렸다.
그렇지만 독일 유력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츠 보케(Wirtschafts Woche)는 2일 중국관료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내년 1월1일 위안화를 현재 8.08에서 7.50위안(7.2%)으로 추가절상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절상폭까지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마감한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도 폐막성명에서 "중국이 환율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하면 세계경제와 국제통화제도의 안정성과 기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였다.
중국도 이제는 WTO 가입을 통해 세계경제에 편입돼 높은 경제성장과 함께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전세계적인 무역불균형 시정에 있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에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본격화할 것이며 일일변동폭을 확대하면서 점진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느 일정시기에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시도한 후 당분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전번과 비슷한 형태의 절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약 중국이 내년초에 위안화를 대폭 절상할 경우 우리의 중요 교역상대국임과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에서 상당한 흑자를 거두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도 원화의 동반절상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최근 미국의 고금리정책으로 인해 자본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유출되면서 엔화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로 움직이는 와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원화가치는 엔화보다도 오히려 위안화에 대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다소 엿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내년에는 전세계적인 무역불균형이 본격적으로 조정되는 가운데 발생할 위안화 절상 과정에서 우리를 둘러싼 각국 통화와의 관계에서 환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나라의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환위험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