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연말랠리 내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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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이 관망 또는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만 '나홀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기관이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종목도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기관이 연말 랠리의 주도 세력으로 급부상했다"며 "기관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말 랠리 이끄는 기관
코스피지수는 지난 9월1일 1106선에서 이달 9일 1317로 뛰었다.
지수 상승의 견인차는 바로 기관이다.
기관은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9월 1조4717억원 △10월 5327억원 △11월 1조5450억원 △12월(9일 현재) 4540억원 등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 매달 2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매수 여력이 커진 결과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지난 11월 이후 대만에서 6조7000억원가량,인도와 태국에서 3000억~400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데 반해 한국에선 사실상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기관 주도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 이상 지분 취득도 급증
기관의 힘은 5% 이상 지분 취득 종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대량 지분 매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달 96개 종목(중복 포함)의 지분을 늘린 반면 지분을 축소한 종목은 39개에 불과했다.
또 5% 이상 지분을 신규 취득한 종목도 54개에 달했다.
특히 그동안 외국계 펀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대형주에 대해서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큰손'으로 등장하는 추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현대해상(5.96%) 삼성정밀화학(6.11%),KB자산운용이 동아제약(5.26%) 동부건설(5.41%) 등을 5% 이상 매입한 게 대표적이다.
◆덜 오른 종목 주목
전문가들은 그러나 앞으로 기관 매수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종목이 올해 2~3배 이상 오른 만큼 기관들도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저평가주 찾기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투신권은 지난 한 주간 삼성전자(869억원) SK텔레콤(642억원) 하이닉스(458억원) 한국타이어(207억원) 삼성중공업(197억원) 등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대거 사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기관들은 이미 수익률 관리에 들어간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 종목을 신규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수언·백광엽·주용석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