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발코니 구조 변경이 전면 합법화됨에 따라 '발코니 트기'를 마음먹고 있는 아파트 입주민이 늘어나고 있다.


발코니 트기 공사는 3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7~8평의 공간을 '덤'으로 확보할 수 있는 등 실주거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테리어 업체마다 부르는 공사비용이 들쭉날쭉한 데다 입주를 코앞에 둔 대부분의 아파트 시공사조차 아직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지 못해 예비 입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초 서울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 입주할 예정인 중견 A건설회사가 확정한 발코니 트기 공사 비용 내역을 통해 대략적인 발코니 구조 변경 비용을 알아본다.




◆32평형 거실과 방 1개 트는 기본 비용만 1000만원


일단 5~6m 정도의 발코니 앞면 길이가 나오는 32평형 아파트의 거실 발코니를 트는 데 드는 비용은 350만~450만원 선이다.


100만원의 가격 차이는 바닥 마감재 선택에서 발생한다.


거실 공사에는 비내력벽과 창호 철거,바닥 난방과 발코니 중문 설치 등이 포함된다.


침실 발코니를 트는 비용은 개당 200만원.거실과 마찬가지로 바닥 난방과 단열벽 설치 등의 공사가 진행된다.


여기에 이중창 등 외부 창호 설치에 350만원이 소요된다.


방음·단열 기능이 뛰어난 최고급 시스템 창호를 사용할 경우 창호 설치 가격은 550만원까지 늘어난다.


결국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중창 설치를 기준으로 거실과 방 1개의 발코니를 트는 데 드는 기본 비용은 900만~1000만원이 된다.


A사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이미 공사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난방을 위해 다시 바닥을 뜯어내야 하기 때문에 기본 공사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입주를 6개월 정도 앞둔 상태라면 공사 비용도 다소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만원 안팎의 추가비용 고려해야


이 같은 기본 공사비 외에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정부가 발표한 화재안전기준을 맞추기 위한 추가 공사 비용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발코니를 틀 때는 방화판 또는 방화유리 설치,대피공간 등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A사의 32평형 아파트 발코니를 화재안전기준에 맞춰 트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50만~100만원 안팎에 이른다.


우선 90cm 높이의 방화판 설치에 6만~20만원이 든다.


벽돌이나 시멘트를 섞은 석고보드를 사용하면 10만원 이하로 공사를 끝낼 수 있다.


조망권을 해치는 방화판 대신 방화유리를 세울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20만~60만원 선이다.


방화유리 가격은 투명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여기에 전면 발코니에 대피 공간을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방화문 설치비를 포함,30만~40만원 선이다.


아파트 3층 이하는 대피 공간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특히 1층은 방화판이나 방화유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또 발코니까지 살수 범위가 미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는 아파트라면 방화판이나 방화유리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줄어든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