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중소기업) : 남양공업‥신제품 개발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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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공업 안산공장의 월요일 아침 출근시간."주말은 즐겁게 보내셨습니까?" 통근버스에서 내리는 사원들과 회사 현관에서 이들을 맞이하는 임직원들이 서로 친절하게 인사를 나눈다.
한 임원이 공장 안 단상에 올라가 회사 현황과 주중에 있을 주요 과제와 이슈를 사원들에게 전달하고 사원들 역시 임원들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남양공업의 월요일 아침은 활기찬 모습으로 시작된다.
1969년 '남양공업사'라는 상호로 시작한 이 회사는 경기도 안산시 목내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조향장치,제동장치,코너 모듈 조립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의 안전과 관련한 핵심 부품을 만드는 자동차부품 전문 메이커다.
37년의 역사를 가진 이 회사의 성장 밑거름은 노사화합을 최우선하는 홍성종 최고경영자의 노사관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사도 항상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여러 위기가 닥쳤고,특히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997년 부품 납품처인 기아자동차의 부도와 IMF 위기를 동시에 맞으면서부터.당시 회사는 상여금은커녕 월급마저 제 날짜에 줄 수 없는,회사 설립 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경영진은 임금 삭감이나 인원 감축보다 원가절감 및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목표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종업원들을 독려했다.
당시 노조대표를 맡았던 류승택 노조위원장은 '회사 안정 없이 노조 발전 없다'는 진리를 조합원들에게 설득해 나갔다.
그 결과 한 달에 수십명씩 작업장을 이탈하며 불안한 상황에 처했던 회사가 안정을 되찾았다.
노사는 '경영진은 현장속으로,근로자는 임금 동결 및 상여금 1200% 반납'이라는 '빅딜'을 통해 회사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 침체한 분위기를 살려냈다.
하지만 또 하나의 큰 산이 앞을 가로 막았다.
부품을 100% 기아차에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부품회사 간 경쟁입찰체를 도입한 것이다.
회사가 경쟁에서 이길 승률은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최악의 상태였다.
노사는 다시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경쟁력 있는 신제품 개발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인식을 노사가 직시한 것이다.
노사는 이를 악물고 신제품 개발에 혼신을 다했다.
그 결과 한국 최초로 마그네슘을 적용한 다기능 조향장치를 개발했다.
또 현대모비스와 합작,한국 최초로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대표 차종인 '그랜드 체로키'에 들어가는 칼럼을 개발,이를 연 35만여대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노사가 윈윈(WIN-WIN) 전략을 펼친 결과다.
노조는 2002년 단체협상부터 '교섭시간은 시간을 낭비하는 소모전'이라고 생각하고 교섭 자체를 회사에 위임해 2005년까지 '4년간 무교섭 단체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런 노력으로 현대차와 기아차로부터 신노사문화상과 국내 기반 업체로는 처음으로 5스타 인증을 받았다.
협력적 노사관계가 정착되면서 품질 및 생산성 향상에도 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2년 739억원이던 매출액은 2005년 1900억원으로 약 2.6배로 신장했고 내년에는 2500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노사문화 특징은 신뢰와 상호 포용력이 살아 숨쉰다는 점이다.
노사가 '상호 신뢰 구축' '최고경영자의 솔선수범','노사화합 최우선','열린 경영'의 실현을 통해 경쟁력 향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는 출근 후 넥타이를 풀고 가장 먼저 현장을 순회하며 현장에 서서 결재하는 등 솔선수범을 보여 임직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또 매년 한 차례 이상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노사 공동 워크숍을 개최하고 한마음체육대회와 다양한 노사화합의 장을 만들며 가족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도 힘쓰고 있다.
안산=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