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회사들에 중소기업 대출을 가급적 늘려 줄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은행별 대출실적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경제신문이 농협중앙회를 포함한 국내 9개 주요 은행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기업은행으로 11월 말 현재 대출잔액이 13.6% 증가했지만 국민은행은 오히려 5.4%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연체율(1.3%)이 가장 낮아 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꼽혔으며 우리,국민,조흥은행의 연체율이 높은 편이었다.



◆중기대출 최고는 기업은행


기업은행의 중기 대출잔액은 올들어 6조3560억원(13.6%)이 늘어나 11월 말 기준으로 46조4654억원에 달했다.


증가율과 규모면에서 모두 1위로,규모면에서 2위인 국민은행보다 13조218억원이 많은 것이다.


대출잔액 증가율 2위는 농협중앙회로 13.4%(3조1848억원) 늘어난 23조63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업은행과 함께 대출 규모 '넘버1'을 다퉜던 국민은행의 경우 전 은행 중에서 대출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올들어 1조9403억원(5.4%) 줄어 33조4436억원에 머물렀다.


국민은행의 경우 강정원 행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하고 건전성 확보에 주력한 것이 대출잔액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중기대출이 줄어든 반면 외국계 은행인 외환은행은 올들어 중기대출을 5.6% 늘려 눈길을 끌었다.



◆연체율 최저는 신한은행


대출건전성이 가장 좋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이 1.3%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행도 1.67%로 상위권 수준의 건전성을 나타내 중소기업 대출의 양과 질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부분의 은행이 올들어 연체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이 국민은행으로 작년 말 2.91%에서 지난 3분기 말에는 2.37%로 0.54%포인트 떨어졌다.


중기대출 연체율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 SC제일은행의 경우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이 전년 말보다 0.57%포인트 상승해 그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이후 공격영업으로 전환


올해 대출잔액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던 은행들도 대부분 지난 3분기부터 대출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전환한 분위기다.


국민,우리,SC제일,외환은행 등이 3분기를 기점으로 중기 대출잔액이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선 곳들이다.


이는 8·31 대책의 여파로 자산운용의 폭이 줄어든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강권석 행장은 "올해 중소기업 분야에서 기업은행이 누렸던 프리미엄은 사라질 것"이라며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