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와이브로 국제표준 채택 이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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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통신기술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와이브로(휴대인터넷)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공식 채택됐다. 국제전기전자학회(IEEE)가 이 기술을 근간(根幹)으로 하는 이른바 모바일 와이맥스 규격을 국제표준으로 최종 승인한 것이다. 오늘날 총성없는 전쟁으로 비유되는 것이 바로 국제표준 경쟁이고 보면 고무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 분야의 세계 특허경쟁에서도 국내업체들은 그만큼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와이브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이동성이 뛰어난 초고속 휴대인터넷 기술이다. KT는 이 기술을 이용,아시아·태평양 지역 각국 정상들과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대거 참석한 지난 부산 APEC에서 100km 이상으로 이동중인 차량에서도 완벽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국제표준 채택은 와이브로에 대한 세계 통신업자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런 분위기를 십분 살려 나가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국제표준 채택 자체가 경제적 성과를 그대로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이에 따라 관련 장비와 단말기 수요가 늘어나야 수출 등 경제적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우선 내년 4월 KT가 세계 최초로 시작하는 와이브로 상용서비스에 성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통신시장은 세계적인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왜 와이브로가 아니면 안되는지 소비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줘 국내 시장에서부터 와이브로 서비스를 안착시킬 수 있다면 이 서비스의 세계시장 확산에도 그만큼 유리할 것이다.
동시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전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내년 2월 열리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참가국들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좋은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가마다 초고속인터넷 이용 환경이 다른 만큼 와이브로의 장점이 특히 부각(浮刻)될 수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진출 전략도 강구해볼 만하다. 지금 관련업계는 와이브로를 통해 제2의 휴대폰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되고 안되고는 이번 국제표준을 바탕으로 한 와이브로의 세계화 여부에 달렸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