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well being)이란? 뜻인 즉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는데 국내에선 무슨 일인지 요가와 스파를 하고 비싼 유기농식품을 먹는 등 호사스런 생활을 지칭하는 듯하더니 점차 '참살이'라는 우리말 용어의 뜻을 새기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듯하다. 사람 사는 동네의 생각은 다 비슷한 걸까. 미국인들이 올해 웹사전에서 가장 많이 찾은 단어가 '인테그리티'(Integrity)라고 보도된 날,국내에선 법정 스님의 진정한 부자론이 나왔다. 우리 모두 잘 살아야 하지만 진짜 부자란 그저 돈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덕을 닦고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인테그리티는 우리말로 번역하기 힘든 단어다. 굳이 해석하자면 '투명성에 바탕을 둔 정직,성실성' 또는 '청렴함을 더한 품격'정도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사회지도자의 자질을 얘기할 때 비전과 열정 이상 중시되는 게 '인테그리티'이고,언론의 신뢰도를 거론할 때도 독립성 공정성 등과 함께 인테그리티가 강조된다. 그런데 이 말이 메리엄 웹스터가 발표한 '올해의 10대 온라인 검색어'에서 쓰나미 콘클라베(교황선출 비밀회의) 레퓨지(Refugee,피난민)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해석인 즉 "미국적 가치와 윤리에 대한 토의가 뜨거웠다는 증거"라고 한다. 뒤집으면 미국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건지,믿을 만한 사람(조직)의 조건은 뭔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그 결과 '청부(淸富)'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근간인 인테그리티의 제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뜻일지 모른다. 법정스님이 설파한 행복론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스님은 가난이 미덕일 순 없지만 가진 만큼 행복해지는 건 아니고 세상을 떠나면 아무 것도 남지 않고 업(業)만 따라간다며 이웃을 배려하고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진정한 부자가 되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세상엔 돈만으로 안되는 일도 많고 권력은 무상하다. 늘 헛헛해 하며 살아온 한 해가 다시 저무는 지금 진정한 부자론이 가슴을 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