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지자체들의 세금 깎아주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위스에서 가장 세율이 높았던 오프발덴 칸톤(주)은 최근 주민투표에서 찬성 8천623표, 반대 1천368표로 부자들을 우대하는 소득및 자본세 인하안을 승인, 세율을 전국 최저수준으로 낮추었다. 오프발덴 칸톤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부자들의 지역 이탈을 막고 재력있는 개인과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 이번에 통과된 세제 개편안은 소득세를 평균 6.6%로 대폭 낮추었고 재산세도 종전보다 3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세제 개편안이 통과됨에 따라 저소득층과 중간 소득층의 주민들에 대한 세금 부담이 종전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 계층은 연간 소득이 30만 프랑이 넘는 고소득층. 연간 소득이 7-30만 프랑인 중간 소득층에 대한 세율이 최대 6%로 조정된 반면에 고소득층은 앞으로 1-2.35%의 세금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는 연방 정부가 아니라, 26개 칸톤이 소득세율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를 절묘하게 이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칸톤은 추크. 추크는 수십년전만 해도 한적한 농촌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외국인 직원들이 거리에 넘실대고 있다. 독일의 테니스 영웅 보리스 베커(36)가 독일의 높은 세금을 피해 이곳에 살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추크에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부호, 전문직 종사자들이 모여 지역 주민들과 공존 하고 있다. 인구는 10만3천명이며 그 5분의 1이 외국인이다. 한 세대전만 해도 스위스 중부의 슈비츠는 가난한 칸톤에 불과했다. 그러나 감 세 결정이 내려지면서 일약 운명이 바뀌기 시작했다. 인구가 10만에서 13만으로 늘 었고 등록 기업으로 3배나 늘었으며 스위스에서 7번째의 `부자 칸톤'이 됐다. 인구가 3만에 불과한 오프발덴 칸톤은 내년 1월1일부터 새로운 세제가 발효되면 유사한 제도를 앞서 도입한 추크와 슈비츠 칸톤을 상대로 한 갑부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