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되고 있는 주가 고공행진에다 기업들의 연말 성과급 지급이 시작되면서 연말 경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더욱이 예년보다 훨씬 일찍 찾아온 맹추위가 겨울철 의류를 중심으로 월동 생활용품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재래시장 등 바닥경기에까지 불을 지피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가·성과급·혹한 등 3대 재료가 합쳐지면서 그동안 실물경기 회복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남대문 동대문 등 재래시장도 달구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에 가장 민감한 40대들의 의류 소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자신의 옷을 챙기는 주부도 크게 늘어나는 등 '최후 소비계층'의 소비가 활발해지고 있어 바닥경기의 본격 회복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산층 이상이 주로 찾는 백화점업계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가 최근 마감한 송년세일에서 작년 세일 때보다 매출이 18~3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산층 이하를 고객층으로 하는 할인점업계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업체의 매출 신장률이 이달 들어 13일까지 작년 동기 대비 14.7~18.8% 증가했다. 올초부터 꾸준히 감지된 경기 회복세에도 좀처럼 찬바람을 면치 못했던 남대문시장에서도 30~50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쇼핑객들의 방한 의류 구입이 늘면서 의류매장의 평균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0% 정도 늘어났다. 홈쇼핑몰에서도 상품 주문이 급증세다. GS홈쇼핑은 이달 들어 모피코트류가 방송 때마다 매진 행진을 거듭하자 편성 횟수를 주 2~3회로 늘렸다. CJ홈쇼핑은 지난 11월 말 이후 김치냉장고를 비롯한 가전과 겨울의류,보석 등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가족의 의류를 먼저 구입하는 경향을 보여온 주부들이 자신의 옷까지 챙기면서 각 홈쇼핑마다 중년 여성복 매출이 평소보다 50% 이상 늘었다. GS홈쇼핑에서는 최근 방송한 몸매 보정용 기능성 속옷인 '이태리 파마셀 보정팬츠'가 1시간 만에 5000여세트나 판매됐다. 손성태·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