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가 나란히 남미 시장의 불모지인 쿠바에서 대규모 냉장고 납품계약을 따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쿠바 정부가 노후 가전제품을 교체하기 위해 발주한 100만대 규모의 냉장고 입찰경쟁에서 각각 45만대와 42만대의 납품물량을 수주했다. 나머지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계약을 따냈다. 국내 양대 전자업체가 쿠바 정부가 요구한 냉장고 물량의 87%를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수주액은 대용량 위주로 공급한 LG전자가 74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500억원보다 많다. 두 회사는 쿠바 정부로부터 앞으로 1년에 걸쳐 냉장고 납품대금을 지급받게 된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0년대 초반 쿠바와 교역을 시작한 이래 단일 계약건으로 최대 규모다. 쿠바 정부는 20년 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교체를 위해 정부 주도로 대규모 가전제품 입찰을 진행 중이다. 냉장고에 이어 에어컨 25만대,세탁기 200만대에 대한 입찰이 올 연말과 내년에 걸쳐 예정돼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쿠바 정부가 실시한 품질 테스트와 브랜드 신뢰성 조사에서 국내 제품들이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대규모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에어컨과 세탁기 수주경쟁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둬 쿠바 가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