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10개국 정상들이 13일 '한ㆍ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 기본협정'에 서명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내년까지 상품무역협정,서비스자유화 및 투자자유화 협정을 타결지음으로써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을 경우 수출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본격적인 FTA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은 인구 5억4000만명을 가진 거대시장일 뿐만 아니라 경제 또한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이 이미 아세안과 FTA를 체결(締結)하는가 하면,일본 역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와 FTA를 맺은 데 이어 아세안과도 이를 적극 추진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세안에 240억달러어치를 수출하고 224억달러 규모를 수입함으로써 한·아세안 간 교역규모는 464억달러에 이르는 우리에게 네 번째로 큰 무역상대국이기도 하다. 게다가 아세안은 아시아지역 경제블록 건설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한·아세안 FTA협정 체결은 수출시장 확대는 물론 아세안 시장에서의 경쟁국을 견제하고 아시아시장의 통합에 대비한 교두보를 구축하는 데도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마디로 교역규모나 전략적 측면 등에서 우리가 앞서 맺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 간 협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우리가 글로벌 시대에 대비해 앞으로 FTA를 어떻게 추진하고 확산(擴散)시켜 나갈 것이냐 하는 점이다. 우선 내년으로 잡혀있는 아세안과의 상품협정 등에서 보다 치밀한 전략을 강구함으로써 우리와 아세안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태국 등 개별국가와의 FTA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인해 쌀 등 우리 농산물에 발생할지도 모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데도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다자주의 무역질서 속에 지역간 FTA는 이제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속적인 통상증대와 '무역한국'의 위상강화를 위해선 더 많은 나라와 빠른 시일내 FTA를 체결해야 한다. 하루빨리 중국 일본과의 FTA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