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골프'를 좋아하는 골퍼치고 '배판'(press)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기 골프에서 추가로 베팅하는 것'을 의미하는 배판은 전세를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는 반면,경우에 따라선 빈털터리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요컨대 배판은 '약'이나 '독'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미국 골프칼럼니스트 가이 요컴은 배판을 부를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사전 약속을 분명히 해두라:배판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을 라운드 전에 분명히 해둬야 나중에 말썽이 없다.


'특수상황이 되면 자동배판을 할 것인지,아니면 일일이 배판을 선언해야 할 것인지''배판을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등을 미리 세부적으로 확실하게 해두라는 얘기다.


◆'고수'는 파3홀 배판을 피하라:아마추어 골프에서 파3홀은 비교적 쉬운 홀로 여겨진다.


티샷 한 번만 잘하면 하수들도 먹을 기회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고수들은 가능하면 파3홀 배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단 배판을 받아들여 이길 경우 그동안 잃은 돈을 모두 만회할 수 있을 때만 응하라.


◆'하수'는 핸디캡 홀을 노려라:'하수'와 '고수'가 플레이할 때 어려운 홀에서 핸디캡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수라면 가능하면 핸디캡을 받는 홀에서 배판을 부르라는 뜻이다.


당연히 고수는 그런 홀에서는 배판을 선언하지 말아야 한다.


◆'낫소'게임에서는 '후반 배판'을 적절히 이용하라:'낫소'방식은 18홀을 '전반 나인''후반 나인''18홀 전체'로 나눠 내기를 거는 것.예컨대 전반에 이긴 사람이 일정액을,후반에 승리한 사람이 일정액을,그리고 18홀 전체 스코어로 이긴 사람이 일정액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전반에 열세였다가 후반 막바지에 플레이가 잘될 경우 후반은 물론 18홀 전체에 '2중의 배판'을 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뜻.성사되면 상대방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제의다.


◆경우에 따라선 배판 금액을 올려보라:예컨대 배판에서 두 홀 연속 뒤졌다면 그 다음 홀에서는 금액을 '2배판'으로 올려서 하라는 얘기다.


상대방이 받아들이면 그 역시 해볼 만한 베팅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