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육지라면,절규라면,빨계떡,그놈,잡놈,떼놈….


라면 전문점들이 톡톡 튀는 메뉴로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주 고객층인 중·고등학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맛'과 함께 '재미'도 안기는 '흥미 마케팅'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


1981년 명동의 외진 골목에서 처음 문을 연 라면 전문점의 원조 '틈새라면'. 이곳은 2003년부터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이래 현재 전국 점포가 130여곳에 이를 정도로 빠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원래 이곳의 메뉴는 단 한가지,'빨계떡'이 전부였다. 빨계떡은 말 그대로 빨갛고(고춧가루) 계란과 떡이 들어간 라면이다.


틈새라면 가게에선 은어 사용도 필수다. 단무지는 '파인애플',물은 '오리방석',티슈는 '입걸레'라고 부른다. 모든 종업원이 고객을 대할 때도 그렇게 얘기하기 때문에 가게를 처음 찾은 손님들은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한다. 틈새라면을 평소에 자주 찾는다는 이기용씨(24)는 "맨 처음 점포에 갔을 때 종업원으로부터 '파인애플은 이쪽에서 가져가세요'란 말을 듣고 '라면집에서 파인애플도 주는구나' 생각하고 좋아했다"며 "나중에 사실을 알고 나서 속은 기분도 들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빨계떡의 맛에 심취해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45개 점포를 갖고 있는 '테마라면' 역시 재미난 메뉴 이름으로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얼큰한 해물 라면의 이름은 '바다가육지라면'이고,매운 라면은 그 강도에 따라 눈물라면(辛) 통곡라면(辛辛) 절규라면(辛辛辛) 등으로 구분된다. 또 짬뽕라면 이름은 '테마뽕'이고,생라면류 메뉴 중 '특공면'은 육지의 나물과 바다의 해산물이 함께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 매운맛도 3단계로 나눠 선보이고 있다"며 "반응도 좋아 더욱 재미있고 다양한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라면 전문점도 '튀는 경쟁'에 바쁘다. 신촌,홍대입구 등에 9개 점포가 있는 '그놈이라면'은 상호명부터 예사롭지 않다. 이곳 메뉴 중 '그놈'은 일반라면,'잡놈'은 짬뽕라면,'떼놈'은 자장라면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운맛을 원한다면 '매서운놈'을,밥을 먹고 싶다면 '거시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