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에 걸친 '증권빅뱅' 시리즈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대해 충격적인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교역 등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 수준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기업에 대출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데 비해 자본시장은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을 인수하고 거래를 중개해 불특정 다수 투자자들의 자금을 기업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은행은 그 성격상 '위험회피적'(risk averse)이므로 위험이 큰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혁신산업의 경우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이 심해 은행만의 정보로는 비대칭을 해소하기 어려운 점도 자본시장이 자금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시장에서의 거래가 최소의 비용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우선 수요측면에서 볼 때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적립식 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장기주식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원이 없어도 잘 되는데 왜 지원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 세제지원을 하면 그것은 증시부양책에 불과할 뿐이다. 증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세제지원은 지금이 더 효과적이다. 공급측면에서의 조정 없이 수요만 늘게 되면 시장의 균형이 무너지고 거품(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 우량주식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 구조조정 종료 기업의 매각이나 공기업 민영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 기업의 주식을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방침은 증권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자본시장의 빅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새 법에서는 유가증권의 개념이 포괄적으로 정의되고 금융투자회사(현재의 증권사)가 다룰 수 있는 대상이 유가증권의 범위를 넘어서 '투자상품'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증권회사는 이에 대응해 확대된 업무영역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자본력을 갖춰야 한다. 대형 증권사는 규모를 확대하고 위탁매매 외에 자산운용 증권인수 인수합병(M&A)중개 등 투자은행(IB) 업무로의 과감한 진입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특정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06년에 자본시장의 빅뱅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