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펀드' 내년 하반기 허용 .. 헤지펀드등 속속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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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펀드의 투자대상 규제를 철폐해 '멀티 펀드'를 허용할 경우 국내 펀드시장은 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에 따라 △증권 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펀드는 부동산 △실물 펀드는 농산물·광산물·임산물 등에만 각각 투자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이 벽이 허물어지면 투자자 요구에 맞춰 주식·채권·부동산·실물·파생 상품 등의 투자 대상을 다양하게 조합한 '맞춤형 펀드'나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대상을 탄력적으로 변경하면서 일정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 펀드' 등이 속속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주식 채권 부동산 등으로 자산을 적절히 배분할 능력이 떨어지는 개인 투자자로선 상품 선택에 큰 고민을 할 필요 없이 전문가들에게 자산 운용을 맡길 수 있게 된다.
서재홍 알리안츠글로벌운용 마케팅 담당 이사는 "지금도 여러 펀드를 조합한 '펀드 오브 펀드' 형태로 일정 정도는 맞춤형 펀드를 구성할 수 있지만 펀드 오브 펀드 형태는 해당 자산에 직접 투자할 때보다 비용이 더 드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의 투자대상 규제가 사라지면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여러 대상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펀드 내에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해 절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창의성 있는 상품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멀티 펀드'는 당분간 '틈새 상품'에 머물 뿐 주력 상품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 상품 자리는 여전히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 전통적 상품이 차지할 것이란 지적이다.
김진형 삼성운용 상품전략팀장은 "고객 입장에서 펀드 투자의 시작은 그 상품의 투자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그리고 그 위험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 대상이 너무 많아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품은 투자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