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15일 일본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NTT도코모에 지분 10%를 매각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음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이동통신사가 지분 매각과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내외 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TF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본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은 이유로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국제 로밍 시장 진출이다. KTF는 SK텔레콤에 밀려 2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수익 창출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동영상 통화가 가능한 고속패킷하향(HSDPA)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나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과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전망도 불투명하다. KTF는 NTT도코모와 제휴함으로써 국제 로밍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분야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아놓고 있는 NTT도코모와 손을 잡으면 국제 로밍 사업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WCDMA 단말기 개발에서도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NTT도코모의 앞선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하면 통신망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고 서비스를 조기에 안정시킬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사업기술협력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둘째는 KTF가 제휴를 기반으로 중국 등 제3시장 진출을 NTT도코모와 함께 모색할 수 있다. NTT도코모는 중국 등 아시아 국제 로밍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반일감정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있는 한국의 KTF와 함께 진출한다면 쉬워질 수 있다. 게다가 KTF 역시 중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셋째는 NTT도코모의 앞선 데이터 서비스 노하우를 도입할 수 있다. NTT도코모는 데이터 서비스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KTF는 NTT도코모의 노하우를 습득하면 경쟁사인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측면의 이점 외에 재무적인 이익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KTF로서는 차세대 서비스를 준비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번 매각대금 5649억원이면 KTF의 현금흐름이 현저히 개선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NTT도코모는 KTF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2000년부터 추진했던 한국 진출을 성사시켰고 KTF와 함께 아시아 로밍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고기완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