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5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힘으로써 황 교수팀의 복제배아줄기세포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급격히 대두되고 있다. 노 이사장에 따르면 황 교수팀이 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힌 줄기세포 11개 가운데 실제 복제됐을 가능성이 있는 줄기세포는 2,3번 줄기세포이며 이 역시도 복제배아줄기세포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줄기세포 논란도 줄기세포 논문 조작에서 최악의 경우 가짜 논문으로 판명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 교수팀은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했던 논문을 철회키로 했으나 사태는 단순히 논문 취소에 머물지 않는 국제적인 대형 과학 스캔들로 번질 것으로 과학기술계는 보고 있다. ◆줄기세포 아예 없나 노 이사장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2004년 12월부터 2005년 2월 사이에 2,3,4,5,6,7번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나 곰팡이 오염으로 전멸했다"며 "8,9,10,11,12,13번은 체세포 사진을 가지고 줄기세포인양 가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황 교수팀은 지난 5월 사이언스에 "환자의 체세포 핵을 난자에 이식해 11개의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노 이사장은 "2~7번 줄기세포가 모두 죽은 후 마침 황 교수팀에서 만든 2,3번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던 미즈메디병원에서 2,3번 줄기세포를 다시 황 교수팀에 내주면서 살려보라고 했다"며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의 지시 아래 2,3번 줄기세포를 가지고 여러 개의 줄기세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논문 철회 이후 이번 황 교수 논문이 조작으로 판명날 경우 국제 과학계의 대형 스캔들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5월 황 교수팀이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할 당시 세계 과학계는 '생명공학 혁명'으로 치켜세울 정도로 이 연구 성과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복제양 돌리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이언 윌머트 로슬린연구소 박사는 당시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를 "인류 복지를 향한 과학적 쾌거이자 인류가 다같이 반겨야 할 세계적 업적"이라고 분석했다. 학계 일부에서는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인류 생명공학의 역사를 20년 이상 앞당긴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이러한 국제적 명성을 단숨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국내 과학계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오일환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한국 과학계의 국가 부도"라며 "앞으로 국제 과학계에서 한국 과학이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