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간 갈등관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이 "(나 스스로) 줄기세포 8개를 확인했고 3개도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었다. 당연히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셀라인을 만들었고 8명이 매일 아침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황 교수의 이날 기자회견을 뒷받침하는 반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16일 KBS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그는 "왜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 것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진실은 검찰의 수사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사진 부풀리기에 대해서는 "6개 줄기세포 중 4개가 죽어 2개를 여러 개로 만들라는 지시를 황 교수로부터 받았다"고 시인했다. 한양대 출신인 김 연구원은 미즈메디병원에 근무하던 중 2002년부터 황 교수팀에 합류해 줄기세포 배양을 도와준 인물이다. 지난 9월부터 박사후 과정(포스트닥)생 자격으로 제럴드 섀튼 교수가 있는 피츠버그대에 파견돼 줄기세포 연구를 돕고 있다. 그는 특히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제출한 복제배아줄기세포의 사진을 직접 찍은 당사자로 황 교수의 강요에 의해 사진을 2개에서 11개로 부풀렸다는 이른바 '중대 발언'을 MBC PD수첩 취재팀에 지난 10월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연구원은 이후 YTN과의 인터뷰에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며 오히려 "PD수첩팀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밝혀 국면을 180도 전환시키는 등 사실상 줄기세포 진위 논란의 핵심에 서있다. 노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김 연구원이 황 교수에게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언제든 돌아올 수 있으니 과학자로서 양심을 속이지 말고 정정당당히 하라"고 언급하는 등 그에게 상당한 애착을 표명했다. 김 연구원은 섀튼 교수로부터 사진 조작에 대한 협박을 받고 있으며 황 교수로부터도 귀국해 줄기세포를 다시 만들어내지 않으면 형사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노 이사장에게 하소연했다는 것이다. 반면 황 교수측은 미즈메디병원측이 황 교수의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으며,그 장본인으로 김 연구원을 지목하는 인상이 짙다. 그를 검찰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황 교수가 한 것도 그런 정황 때문이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는 분명히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 연구원을 비롯한 모든 연구진이 그 결과를 더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확인했다"고 밝혀 이번 논문 조작 의혹에 김 연구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 노 이사장에 따르면 황 교수는 김 연구원에게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빨리 만드는 것을 도와주면 서울대 교수직과 줄기세포허브의 팀장 자리를 줄 수도 있다"며 그를 회유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