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16일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 직후 회견을 갖고 황 교수의 주장을 일일이 반박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궁지에 빠지자 결국은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피하기 위해 미즈메디 병원과 소속 연구원들만 희생양 삼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공동연구자로서 상반된 의견을 드릴 수밖에 없는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황 교수가) 3년여 동안 진행해 온 줄기세포 연구에 물적·인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황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즈메디 병원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매도당하는 모습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배아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는 점을 뒤늦게 주장하고 나선 것과 관련,"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병원 소속이었던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조차도 정확한 정보를 들을 수 없었다. 김 연구원에게는 병원 이사장의 비중보다 황 교수의 비중이 훨씬 커보였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황 교수는 김 연구원에게 전화해서 12월27일까지 돌아와 망가진 복제된 줄기세포를 새로 만들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종혁 박사와 김 연구원이 둘 다 들어오든지 한 명만 들어오든지 배아줄기세포를 빨리 만드는 데 도와 줘야하며,만약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다"고 황 교수가 협박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섀튼 교수도 정직한 사람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 이사장 일문일답. -15일 새벽 황 교수를 만나게 된 경위는. "황 교수로부터 의논할 일이 있으니 와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고성을 내며 싸운 것은 아니다. 황 교수가 갖고 있는 복제된 배아줄기세포가 전부 미즈메디의 줄기세포로 둔갑돼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미즈메디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황 교수의 시나리오가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논문을 실제로 쓴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섀튼 교수가 썼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황 교수는 핵이식 때 '찌른' 것과 실험실 빌려준 것밖에 한 일이 없는 셈이다. 논문 자체를 취소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황 교수가 동의했다." -김선종 연구원과 같이 진실을 규명하기로 합의한 것인가 "그렇다. 김 연구원은 지금 내 보호 속에 있다. 나도 '한국에서 네가 위기에 처하면 내가 나서겠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제작 과정을 확인하지는 않았던 것인가. "확실한 것은 김 연구원이 실험실에 들어갈 때마다 서울대 연구원과 같이 동행해야 했기 때문에 따로 조작을 가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황 교수와 소원해진 계기는 무엇인가. "소원해졌다기보다는 버림받은 것이다. 하지만 주도권 갈등은 아니다. 황 교수가 먼저 (연구를) 제안했고 먼저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따르는 게 과학계의 예의이기 때문에 도왔을 뿐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